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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글/일상 ; 수다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2013.01.10

하늘에는 달이 없고 땅에는 바람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소리가 없고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한용운 「고적한 밤」

미술관에서 만난 시의 한 구절

읽는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나는 마음이 없다.

지금 나는

마음이 없다.

2013.01.10 덕수궁 미술관 한국근대미술 전시회에서

 

하늘에는 달이 없고 땅에는 바람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소리가 없고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우주는 죽음인가요
인생은 잠인가요

한 가닥은 눈썹에 걸치고 한 가닥은 작은 별에 걸쳤던 님
생각의 금실은 살살살 걷힙니다
한 손에는 황금의 칼을 들고 한 손으로 천국의 꽃을 꺾던
환상의 여왕도 그림자를 감추었습니다

아아 님 생각의 금실과 환상의 여왕이 두 손을 마주 잡고
눈물 속에서 정사(情死)할 줄이야 누가 알아요

우주는 죽음인가요
인생은 눈물인가요
인생이 눈물이면
죽음은 사랑인가요

-한용운 「고적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