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지역청년들과 함께 노원 월계동에 북까페를 오픈했다.
오픈한지 이제 일주일. 여러 가지를 느꼈지만 생각보다 지역주민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전시 또는 판매하려고 해놓은 책들에도 관심을 많이 보인다는 점.
이래저래 앞으로 이 북까페를 어떤 목표로 운영해 볼까 생각이 슬슬 시작되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민중의 집 | 정경섭 | 레디앙 | 2012 08]
“이탈리아에 있는 민중의 집, 1층은 선술집이고 2층은 강의실이며, 3층은 지역 주민 단체들과 노동조합 그리고 진보정당 사무실이 함께 있는 집. 그런 집이 이탈리아에는 2천개도 넘는다.”
2001년, 책의 필자는 위의 기사를 접하고 강렬한 섬광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2002년부터 지역의 진보정치에 뛰어 들어 활동을 하던 중, 무언가에 갈등을 느끼던차에 2006년, “문화연대”라는 단체로부터 지역 공동체 운동을 연구해 보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 때, 몇 년전 스쳐지나갔던 이탈리아의 민중의 집을 떠올리게 되었고, 마침내 2008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국내 최초로 민중의 집을 열게 된다.
책은 2010년 8월, 필자가 민중의 집을 2년여간 운영해 보고 난 뒤, 실제 해외 민중의 집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기 위해 45일간 이탈리아,스웨덴,스페인의 민중의 집과 그 나라의 진보정당 및 노총등을 다니며 느낀 점을 기록해 놓은 작품이다.
“민중의 집”의 형태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 지역 협동조합과 노동조합, 시민단체 및 진보정당이 함께 만들고 운영했으며, 이들 조직은 민중의 집을 통해 서로 융화되고 동질감을 형성하며 자신들의 공간을 창출해왔다고 보면 되겠다.
스웨덴,이탈리아,스페인을 다니며 필자가 묘사해 놓은 민중의 집은 그 개수도 엄청났지만 지역에서의 위상과 역할도 엄청났다. 이러한 지역 풀뿌리 운동의 근거지가 있기에 아직도 건강한 정치의식과 제도가 살아있는 나라들이구나 하는 생각이다.
동시에 각 민중의 집마다 지금까지의 운동역사를 소중히 여기고 알리는 것에 매우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보며,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하고 있는가? 민주노총 건물에 가면 뭐가 있지?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월계동에 낸 첫 북까페가 지금의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민중의 집”과 같은 형태로 발전시키리라는 다짐을 하며 책을 덮는다.
“우리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도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지역 정치에 참여하길 원한다. ...정당이 추진하는 정치 프로젝트를 신뢰하지만 정당 정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정당 정치와 지역운동 둘다 필요하다. 정당만의 힘으로 지역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고 거꾸로 정당 없이 지역운동만 가지고 지역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다. 여기서 우리는 정당이 아닌 다른 정치활동, 즉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스스로를 조직하는 활동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안달루시아 민중의 집의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은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경제적 여건을 개선하고 올바른 정치적,윤리적 가치를 확산했으며, 평등권과 보편적 참정권, 보다 나은 사회적 재분배와 복지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던 당시의 기여를 되새기기 위한 것으로, 이는 오늘날 노동조합의 위기를 넘어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폐쇄회로를 대체할 대안적 회로는 운동이 당위적,도덕적,추상적인 요구의 수준에서 벗어나 대중의 일상생활 속으로 구체적으로 상승하고 스며들어야만 만들어질 수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는 ‘아래로부터 진보의 재구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도처에서 제기되어 왔었지만 극히 미미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아래로부터’ 대중의 능동적 참여에 의한 진보운동의 재구성이 적극적으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
written by 치열과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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