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한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작은 것에서부터 신선한 즐거움을 찾고자 나선 두번째 길
대학로의 < 천년동안도 > 재즈바.
(난 사실 재즈를 쥐뿔도 모른다)
아무리 신나게 연주를 해도 베이스 하나로, 색스폰 하나로 그 안에 뭔가 모를 잔잔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듯하고
아무리 늘어지고 우울한 분위기의 음악도 그 안에 아주 작게 들리는 드럼과 피아노가 설레임이나 긴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혼자 괜시리 감상적으로(sentimental)되기도 하고 갑자기 흥이 나서 리듬을 타기도 한다.
난 이런 이유로 재즈가 참 '품이 넓은' 음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매력적이다.
대학2학년때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천년동안도의 실내는 상상의 장소는 아니었다.
조금은 허술한 듯, 어두운 듯 했다.
그때 갑자기 드럭(Drug :홍대 앞 언더그라운드 소규모공연장)을 처음 갔을때가 떠 올랐다. 발을 한발자욱도 더 내딛을수 없을 만큼 어수선했던 그 공간...하지만 펑키라는 음악을 충분히 즐길수 있도록 도와주었거든.
천년동안도의 실내디자인도 딱 그런 곳이었다.
재즈가 낮선 한국에서 이 작은 공간에서 만큼은 재즈를 충분히 즐길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 구석 곳곳에서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화려하지 않은 실내디자인 덕에 무대가 더욱 돋보인다는 걸 가본이들은 모두 공감할 것 같다.
참 생소한 느낌이지만 편했다.
영화관과 달리 크게 웃고 떠들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커피숍과 술집과 달리 같이 간 사람과 아무대화 없이 음악만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공간
처음에 만난 팀은 베이스 연주가 김창현을 중심으로 한 trio
베이스 원래의 음색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곡들이었는데 호흡이 긴 연주곡들이 많아서 인지
난 약간 졸렸다. 재즈에 익숙하지 않은 내 친구는 '자신은 충분히 즐기고 있고 전혀 이 음악이 어렵지 않다'는 제스쳐로 나를 배려해 주었는데 난 이 시간만큼은 음악보다 오히려 그 친구의 배려를 더 즐긴 듯 하다.
다음에 연주한 팀은 한상원밴드( 금요일 밤을 책임지는 밴드다 ㅋ)
듣기 편한 펑키& 블루스 뿐만 아니라 유명한 팝도 종종 들려줘어 귀를 즐겁헤 해준다.
무엇보다도 보컬에 코러스까지 있어서 참 듣기 좋았다.
재즈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참 좋은 시간이다.
리듬에 몸을 맡기는 이도, 휘파람을 불어 호응해주는 이도 있어 더 즐거웠다.
작지만 무대를 압도하는 힘이 넘치는 콘서트 같았다.
난 개인적으로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을 부른 여가수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는~
공연관람료는 8천원
칵테일이나 맥주는 한잔에 9천원정도 이다.
안주가 2만원대이니까 2인이상 간다면 관람료 대신 안주를 시키는 것도 좋을 듯.
술을 잘마시는 사람이라면 1차는 어디서 한잔하고 오는게 좋은거 같다.
나와 같이 간 1인은 술을 잘마시는데 칵테일로 주량을 채우느라 돈을 꽤 써버렸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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