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 박범신 | 한겨레 출판 | 2013 4
오랜만에 "아버지"를 주제로 한 책을 만났다.
한국전쟁 즈음 부터 태어난 1950-60년대생 아버지들.
"생산량"중심주의의 사회분위기 속에 자신의 이름과 꿈은 잊은채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
"아빠"라는 이름이야말로 사람으로서 당신을 이해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인물들이 아버지의 삶과 인생, 사랑을 추적하는 것으로 씌여져 있다.
작가의 말 중,
"<소금>은 가족의 이야기를 할 때 흔히 취할 수 있는 소설 문법에서 비켜나 있다. 화해가 아니라 가족을 버리고 끝내 '가출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소금>이다.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본의 폭력적인 구조가 그와 그의 가족 사이에서 근원적인 화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 이 거대한 소비 문명을 가로지르면서, 그 소비를 위한 과실을 야수적인 노동력으로 따 온 '아버지'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부랑하고 있는가. 그들은 지난 반세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다. 아니, 소비의 '단맛'을 허겁지겁 쫓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 늙어가는 아버지들의 돌아누운 굽은 등을 한 번이라도 웅숭깊게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책을 읽으며,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살아 생전 모습중 잊혀졌던 여러 장면이 생각난다.
전형적인 시골 6남매의 큰 아들로 태어난 아버지. 국내 유명 대기업의 직원으로 일하다가 큰 공장을 열고, 누구나 처럼 IMF 사태를 맞아 그 이후로 서서히 조금씩 작아졌던 아버지의 등.
언젠가 부턴가 아버지가 공책에 몰래 써 놓았던 시들을 볼 수 있었고, 거기엔 잊혀졌던 첫 사랑의 이름도 있었더랬다.
한번이라도 나와 똑같은 사람, "강00"으로 대한 적이 있었던가 하며...
written by 치열과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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