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하나 대학생과 함께한 평화힐링캠프_ DMZ평화생명동산
힐링(Healing)이 트렌드다.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이 많아서인지, 자신을 돌볼 시간조차 없어서인지……. 어쨌든 요즘 힐링을 원하는 것은 연예인도 교수도 평범한 직장인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힐링이 필요하다는 사람들, 자신이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 알고는 있을까? 힐링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려면 이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닐까?
겨레하나 대학생 1기 인턴과 함께 처음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힐링캠프를 선택했다. ‘나’만을 위한 힐링이 아닌 ‘한반도’를 위한 평화힐링캠프!
을지전망대와 DMZ평화생명동산
서울에서 을지전망대를 도착하기 위해 무려 5시간이나 버스 안에 있어야했다. 몸은 늘어질 대로 늘어졌다. 그래도 영화 고지전을 보면서 온 덕분인지 감흥은 이미 한껏 달아올라있었다.
우리가 갈수 있는 최북단, 그곳은 산도 바다도 아닌 남방한계선이라는 철조망이었다. 철조망 앞에 서면 금강산이 육안으로 간신히 보였다. 차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좁은 폭의 도로, 그 양쪽에는 지뢰라는 경고글자가 마치 자장면 홍보스티커처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군데군데 붙어있었다.
이렇다 저렇다 설명을 굳이 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보면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권하였다. 을지전망대- 제4땅굴- 전시관을 약 1시간 반 정도 둘러본 친구들은 형식적인 관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평화’는 단 한글자도 생각할 수 없는 불편한 곳이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나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산의 한 봉우리는 남한 것, 한 봉우리는 북한 것이라고 갈라 설명하는 것에 매우 놀랐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철조망이 사방으로 둘러쳐져 있는데 땅 한가운데에는 평화라는 단어가 새겨져있는 것도, 담배 피는 휴게실에 ‘꺼진 불도 다시보자’는 화재포스터 대신 ‘이웃집도 다시보자’는 반공포스터가 걸려있는 것도, 아웅산 테러사건부터 연평도 사건까지 남북군사대결사건을 늘어놓고선 마지막에 통일이라는 단어로 장식하고 있는 전시관도 너무 우스꽝스러웠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 전쟁을 겪은 할아버지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곳, 부조화 투성이인 이곳을 사람들은 관광하러 오는 게 섬뜩하기도 하고 이게 분단의 현실인가 싶기도 했다.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우리는 숙소에 와서야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곳은 원래 민간인 통제구역이었는데 점차 민통선이 축소되는 추세여서 개방되었다고 한다. 이 장소에 본래의 취지를 살려 평화·환경· 생명·통일을 위한 교육시설을 만들었다. 분단을 상징하는 녹슨 철로 만든 건물외벽에는 다녀간 단체들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고즈넉한 자연환경과 깔끔한 시설 모두 마음에 들었다.(특히 저렴하고) 나는 무엇보다 이런 곳이 상업시설이 아닌 교육시설임에 감탄했다. 물론 이곳이 ‘누구 것’인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힐링을 선물하다.
프로그램의 시작은 겨레하나 단체와 업무에 대한 소개였다. 인턴참가자들은 대북지원과 남북교류의 사업스케일에 매우 신기해했다. 눈이 똥그래진 그들이 너무 귀여웠다.
이어 멘토 김정인 선생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고등학교 때 빼앗긴 기회를 대학에서라도 되찾아야 한다며 인턴을 지원한 대학생들을 응원해주는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 공감하는 듯, 신나보였다.
우리의 밤은 <명함주인 생각 맞추기> <조별 퀴즈대회> <한반도 미래지도 그리기>로 이어갔다. 서로에게 어색했던 시선들을 내려놓고 솔직한 생각과 자유로운 대화가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인턴들과 겨레하나 활동가 모두에게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인턴은 대북지원팀, 북한연구팀, 남북평화팀으로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도 만나고 시민도 만난다. 영상도 찍고 캠페인도 하게 된다.
2달여간의 프로그램, 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과 한층 넓어진 가치관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나와 겨레하나에게는 이들 덕분에 또 힘 받고 더 성장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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