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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 한반도

평화통일 활동가가 만난 여성 1탄!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2012년 정권교체를 앞두고 ‘경제민주화’니 ‘복지국가’니 하는 거창한 말들이 과제가 되어 나타났다. 시민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풀뿌리운동’ ‘마을공동체’가 도전과제인 듯하다.

평화통일운동은? 단연 <시민참여형 평화통일운동>이 아닐까 싶다.

최근 사람들이 나에게 2013년 체제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시민참여형 평화통일운동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종종 묻는다. 나는 간판만 있고 내용물도, 인테리어 컨셉도 없는 신장개업을 앞둔 가게와 같다고 말한다. 어쨌든 겨레하나 휴에서도 이에 대한 진지한 모색을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모색을 하려고 하니 좀 신선한 멤버들과 이야기해보고 싶어졌다. 그 첫 번째로 <여성>을 선택했다. 여성 활동가가 많은 겨레하나 휴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남성이 한명도 없는 겨레하나;;)

<여성과 평화를 위한 워크샵> 시작

겨레하나 회원이자 여성 활동가들을 주섬주섬 모아 시작한다. 시민 참여형 평화통일운동을 향해 떠나는 여인들의 여행길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지역운동, 평화운동, 풀뿌리주민운동을 하는 여성운동가들을 만나러 다닐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을 섞고, ‘아이디어’를 섞고 ‘활동’을 섞어 보기로 하였다.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한다.

 

평화통일 활동가가 만난 여성 1탄!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여성연합은 참 멋진 건물을 가지고 있었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했다는데 새 건물도 부럽지 않을 모습이었다. ‘여성운동은 좋겠다. 이런 건물을 가지고 있어서’ 라는 생각을 할 때쯤 김금옥 대표가 왔다. 김금옥 대표는 여성미래센터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오랜 운동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참 세련된 사람이었다. 역동적인 사고도, 외모도

 

 

■ 아니, 평화통일 활동가가 여성운동은 왜?

김금옥 대표도 말했지만 누군가는 여성주의가 ‘21세기 구원의 패러다임’이라고 말한다. 절대적이고 이분법적 시각에서 상대적이고 다양화된 시각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대한민국은 반공이데올로기→군사문화→폭력문화→권위주의문화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이분법적 사고가 강력한 분단사회이다.

여성주의・여성운동은 이 모든 것을 거부하는 집단 중 하나이다. 그것만으로도 통일운동이 여성운동을 만나는 시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금옥 대표는 조금은 낯선 만남을 배려해서인지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이 자주민주통일 강령을 가진 여성운동연합에서 출발하였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현재는 평화통일위원회가 있다. 그녀가 북에 간 첫 날에는 북측여성접대원을 하대하는 남측남성 ‘교육’시키고, 다음날에는 여성폄하 발언을 한 북측간부 ‘교육’시킨 에피소드도 흥미로웠다.

 

■ 여성연합의 여성주의는 쓰레기문제에서 평화까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구호를 들고 시작한 여성운동답게, 여성연합의 여성주의는 쓰레기문제에서 평화문제까지 모두 해당된다고 한다.

최근 여성문제도 <여성 그 자체>가 아니라 노동자여성에서 비정규직 여성으로, 이주결혼여성에서 이주노동여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당사자운동으로서 여성운동이 성장하는 단계에 와 있다는 뜻이리라.

이와 함께 여성법제화 운동에서 풀뿌리운동으로 지향점이 바뀌고 있고, 여성연합도 여성운동의 구심체로서의 역할에서 네트워크 역할로 전환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평화운동에 대한 견해도 들을 수 있었다. 평화운동은 사회적・역사적 배경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사회에서는 흑인인권운동이, 다른 사회에서는 반핵운동이, 또 다른 사회에서는 반 빈곤운동이 평화운동으로 될 수 있다.

분단국가에서 통일운동은 평화운동으로서 당연하다. 그런데 통일운동 뿐만 아니라 반 빈곤, 반핵, 반 폭력운동을 동시에 벌여야 하는 게 한국사회 평화운동의 현주소이다. 최근 한일군사협정문제에 대해서도 평화운동과 여성운동을 동시에 생각해볼 수 있다. 군사협정 자체가 전쟁을 하겠다는 전제를 둔 협정이므로 평화의 가치와 맞지 않다. 한일군사협정을 지지하는 여성주의라면 필시 정신분열상태일 것이라고 말한다.

 

■ 법제화 운동은 이론 교육으로, 시민의식은 감수성 교육으로

그렇다면 여성운동은 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

우선 신자유주의가 사람들로 하여금 ‘유목생활’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가난한 자들은 생존을 위해, 직장을 찾아서 유목생활을 한다. 일정한 소득이 보장된 자들은 보다 나은 삶, 보다 큰 행복과 자유를 찾아서 유목생활을 한다. 어쨌든 사회구성원의 대다수는 유목생활을 하며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거나, 무겁고 진지한 것을 잘 견뎌내지 못한다.

어쩌면 뻔 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철학과 문학을 통해 더 재미있고 더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음으로는 교육에 있어 이론, 법, 제도 교육과 시민의식을 위한 교육을 나누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이든 평화통일이든 법제화 운동은 필요하며, 법제화 운동을 위한 이론적인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계기와 이슈를 잘 살린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은 다르다. 여성연합은 얼마 전부터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요즘 여대생들은 형제가 많지 않아서인지, 부모의 희생 덕인지 성장과정에서 차별받은 경험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래도 직장생활에서는 성차별사건이 많다고 하니까” 여성연합에 미리 배우러 왔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이론이나 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여성주의는 ‘차별감수성’에서 시작된다. 감수성교육은 글이 아닌 몸이 깨닫는 것이니 만큼 참여 학습이 중요하다. 시민단체들은 90년대 중후반부터 들어온 독일민주시민 교육을 활용하여 참여 학습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요즘은 형용사훈련을 하는데 소통능력을 키우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녀는 이전시기가 참여와 연대라는 키워드가 시민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소통과 연대라고 한다.

여성운동은 피해자 운동이라는, 평화통일운동은 이념운동이라는 편견을 극복하는 것,

그것은 소통과 연대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글의 내용은 김금옥 대표의 발언과 필자의 고민이 섞여있으므로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