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하나 시민단체에서 일한지 4년쯤 되니, 평화·통일·역사와 관련한 강사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종종 받곤 한다.
그런데 단체나 모임에서 강연을 기획하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①광범위한 주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한 학기 교양과목에 해당하는 주제를 2시간 안에 듣고 싶어 한다. <한반도 정세와 평화통일>이라든지 <통일의 필요성과 분단의 역사>, 그래서일까? 직선적인 내용, 효율적 전달방식을 선호한다.
②강사는 전문적이면서도 재미있어야 한다. 자기경험이 많아도 이름 없는 활동가는 매력적이지 않고, 이름 있는 전문교수여도 재미없으면 선호하지 않는다.
③게다가 강연일자가 급박하다.1~2주일을 앞두고 강연을 섭외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이틀 앞두고 강연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유명한 강사는 스케줄 때문에, 활동가 강사는 강연준비 시간 때문에 미리 섭외하는 것이 예의이다.
물론 이런 난관을 뛰어넘어서 강연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항상 성공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상과 주제, 주제와 강사, 청중과 강사의 호흡이 맞지 않는 경우가 그러하다. 물론 나도 많이 겪는 문제이다.
그래서 작게나마 기획을 해보려고 한다. <평화통일강사 인물열전>
다만 강사의 인생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내가 들었던 강연 내용을 소개하면서 ▲ 강사특성에 맞는 강연주제 ▲ 대상에 맞는 강사 ▲ 강사의 특징 (강연분위기, 장점 등)을 언급하고자 한다.
숨어있는 평화통일의 전문가들도 소개하고, 평화통일교육에 애를 쓰는 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출발한다.
2탄. 평화통일교육의 Must have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대표저서 <노무현, 시대의 문턱을 넘다>
외교안보 전문지 월간 디펜스 21+ 편집장
평화통일교육의 유일한 군사전문가
군사전문가의 '친절함'
나는 김종대 편집장의 강연을 두 번 들었다. 두 번의 강연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그의 친절함에 매우 놀랐다는 것이다.
그의 첫인상은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해 온 전문가’였다. 보통 전문가들이 강연을 위해 ppt를 준비하는 경우는 드물다. 주최하는 사람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마음에 드는 전문가를 ‘찾아서’ 섭외에 ‘성공’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인 현실이라서. 게다가 만들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ppt는 생각보다 수고로운 작업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는 ppt를 준비해왔고, 수강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무기나 훈련용어에 대한 해설, 남북 군사대치상황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사진자료들을 꼼꼼하게 보여주었다. 딱딱하고 약간은 따분한 군사문제를 ppt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잘 소화시켜주었다.
두 번째 만남은 내가 김종대 편집장을 직접 섭외한 자리였다.
강연컨셉은 <2030세대와의 만남>. 이 날 강연 참가자는 2/3이상이 여성과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남성들이었다. 군사・국방영역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일 확률이 높았다. 다행히 그는 대상의 특성을 고려해주었다. 지식으로 알아야 할 것은 풍부한 해설로, 조금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은 일반인으로서 알 수 없었던 뒷얘기로, 어려운 용어는 느낌만 가질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게 처리해주었다. 수강자에 대한 그의 친절함이 빛나는 자리였다.
전문가가 이 정도의 친절함을 보여준다면, 수강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것은 너무 당연하다.
가장 큰 강점
「쟁점이 되는 군사문제에 대한 강력한 정보」
「정보전달 뿐만 아니라 사건의 맥락을 이해시키는 해설」
「단편적 사고를 지양하고 폭넓은 정치-군사철학을 소개」
그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정보를 듣는 것만으로도 강연은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그는 한발 더 나아간다. 국제사회에서 대립하고 있는 두 가지 군사철학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회과학-정치영역으로서 군사문제를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들도 결국 정치의 산물이며, 팩트(Fact)도 결국 사건의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분단현실에서 미-중이라는 외부요소도 위협적이지만 남-북의 군사위기를 관리하지 못한다면 내부요소가 더 위협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천안함 사건을 통해 민간인이 군사 분야에서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예민한 문제인지 알고 있다. 그런데 그는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배경과 목적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들을 말한다. 그의 강연이 인상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평화를 위한 군사문제 전도사’
그는 2002년 F-15 전투기 구입 논란, NLL과 서해교전의 비극, 전략적 유연성과 주한미군 철수의 속사정, 석연치 않은 연평도 사건, 한일군사협정의 내막 등 매 사건마다 민간인을 위해 기사를 쓰고 논평을 내면서 꾸준히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군사안보영역에 대한 민간인의 관심이 낮고, 이념논란이 되기 쉬운 현실에서 그의 활동은 마치 ‘평화를 위한 군사문제 전도사’같다.
그런 그도 자신의 글에 악플이 달리고 그 악플을 본 딸의 반응에 가슴은 아프다고 한다. 다만 ‘무기구입을 통한 안보가 아닌 공동체를 위한 사람안보’를 주장하는 군사전문가의 삶을 포기하기란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잘 어울리는 주제
* 미-중, 남-북, 한-미 군사관계 및 사건에 관한 것 대부분
「천안함 사건의 진실」 「연평도 포격사건의 전후」「미국의 전략적 유연성과 주한미군」「한일군사협정의 치명적 위험」「국방개혁과 무기구입」
김종대 강연과 잘 어울리는 사람
민간인의 국방문제 감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누구나
특정 사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추측이 필요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참고사항
*평화교육, 안보교육, 남북관계 교육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긴급 혹은 특정사건을 두고서 섭외하면 좋은 정보를 들을 수 있다.
*사회정치 전문가가 아니고 군사전문가이기 때문에 ‘정세 일반’ ‘남북, 북미, 한미 관계 일반’등을 주제로 섭외하는 것은 강연자의 장점에 적합하지 않다.
경력
충북 제천 출생
1983년 연세대 입학
1992년~ 14대 15대 16회 국회 국방위원회 보좌관
2002년 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전문위원
2003년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2005년 국무총리 산하 비상기획위원회에서 혁신 기획안
2007년 김장수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2007년 공직 생활 마감. 외교 안보 전문지 'D&D Focus'를 창간
2012년 군사 전문지 월간 <디펜스 21+> 편집장 겸 발행인 / 한겨레 군사사이트 <디펜스21> 전문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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