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나무야(신영복)
설 명절 마지막 날, 내일 부터 정신차리기 시작하면 하루 날릴듯한 위기감에-조용히 책과 넷북을 챙겨 동네 북카페를 찾았다.
요즘은 마음을 좀 가라 앉혀야 할 때, 신영복선생님책이나 박노해선생님 시집을 찾는다.
전에 읽어 봤던 부분들이 새롭게 읽히는 것도 좋고, 뭔가 인생을 크게 보게끔 만드는 힘이 있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꼭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바라며..책 몇 부분을 옮겨보고자 한다.
p82
당신은 기억할 것입니다. 세상사람은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당신이 먼저 말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직한 어리석음, 그것이 곧 지혜와 현명함의 바탕이고 내용입니다.
'펀안함'그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편안함은 흐르지 않는 강물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은 흐르는 강물입니다.
흐르는 강물은 수마낳은 소리와 풍경을 그 속에 담고 있는 추억의 물이며 어딘가를 희망하는 잠들지 않는 물입니다.
p99
무거운 구리옷 벗어버리고 바람에 옷자락 날리며 바다처럼 풍부한 사람들의 한복판에서 있는 충무공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당신의 글을 다시 읽습니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 서 있는 우산은 사람들을 격려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을 좌절하게 하는 것이라는 저멩서 그것은 본질에 있어서 억압이다."
천재와 위인을 부정하는 당신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광화문의 동상 속에 충무공이 없다는 당신의 말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강한 사람이란 가장 많은 사람의 힘을 이끌어내는 사람이며, 가장 현명한 사람이란 가장 많은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p109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물 위의 배에 지나지 않는 것. 배는 모름지기 물의 이치를 알아야 하고 물을 두려워하여야 한다는 지론을 거침없이 갈파한 남명
p128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바깥에서 얻어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씨를 뿌리고 가꾸어야 하는 한 그루 나무인지도 모릅니다. 옛 사람들은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라고 하는 '무감어수'의 경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을 거울로 삼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만 그것이 바로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경계라고 생각합니다. '감어인'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어보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과의 사업 속에 자신을 세우고 사람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비추어보기를 이 금언은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어깨동무 속에서 흔들이지 않는 바위처럼 살아가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p135
타인과의 관계를 최소화함으로써 단지 갈등을 피하려고만 할 뿐 관계 그 자체의 건설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으려는 '시민의식'의 왜소한 실상을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written by 치열과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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