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청춘"이라고 규정짓기를 강요할까
"청춘이라고 규정내려야 할 요구도, 이유도, 즐거움도 없는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왜 <청춘>이라고 규정내릴것을 강요할까?"
사실 현재의 대학생활은 행복을 유예하며 젊음을 포기하는 기간이다.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대학생들인데 그 누가 '삶의 가장 특별한 시기'라 불러도 아깝지 않을 청춘을 대학시절에 붙이고 싶겠는가?
그래서인지 대학생들은 들끓는 ''20대 세대규정론' 앞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88만원 세대'는 20대의 억울함을 달래주었지만 대안은 되지 못했다.
대학을 거부한다는 '김예슬 선언'은 자아는 위로해주었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이 역시도 청춘이라고 편을 들어주니 힘은 되지만, 감동도 갈등도 없는 답답함을 상기시킬 뿐이다.
(이 책은 딱 일반적 대학생들의 이야기-20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강력 추천하는 책이지만 20대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지 잘모르겠다.)
어쨌든 어른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인해 20대 처지가 참 거지같다는 인식은 확산되었다.
더불어 그 누구도 해답은 주지못하며 오직 대학생 스스로만 해결할수 있다는 것과
아무리 현실이 거지같다 하더라도 자기부정은 하고 싶지 않다는 교훈도 얻었다.
어른들의 삶의 방식을 주입시키려 하는가
80년대 학번들은 '누가 시켜서' 민주화투쟁을 했나?
대학생, 청춘으로서 뭐 하나 하려고 해도 독재에 억압에 안걸리는게 없으니 하나하나가 저항이고 번번히 투쟁이었다.
지금의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누가 시켜서' 뭘 하겠나?
게다가 지금 대학생들은 80년대 학번들과 정 반대다.
자유와 기회로 포장된 경쟁사이클에서 말그대로 무방비상태다. 배낭여행, 공모전이 스펙이 되어 어퍼컷을 날리는데 '자유'도 '기회'도 선택할 여지가 없다.
이들의 앞길에는 하나하나가 '인간다운 삶'에 대한 고뇌이고 번번히 '성장통'이다.
결국 20대들은 고뇌와 성장통을 거쳐 그들 스스로 삶의 방식을 찾게 될 것이라 나는 믿는다.
나는 직업의 특수함으로 인해 서른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20대 대학생들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누구는 대학조교쯤으로 나의 직업을 오해하기도 한다. 나는 시민단체의 간사로 대학생 팀을 맡고 있다.)
내가 만나는 대학생들은
수업은 정글이지만 동아리는 ''관계적 자아'를 찾는 곳이라고 하고
돈이 자유를 가져다 주지만 '인생의 대타'가 될수는 없다고 하고
혁명은 웃기지만 연대는 '아름다운 오지랖'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나와 같은 20대들의 모습을 보았으리라 확신한다.
나는 오히려
"학교가 정글이고 / 돈이 자유며/ 혁명은 냉소의 대상이라고 하는 이들에게
어떤 단어로 대신하게 할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빽도 돈도 없는 이들이면
혈기왕성함과 자신감 하나만을 가지고도 대들수 있으려면
비빌언덕이 하나쯤은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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