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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책장

지피지기를 생각한다_강대국의 조건 <대국굴기>

 

EBS 특별기획 『대국굴기(大國?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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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방송CCTV서 3년에 걸쳐 제작한 역사 다큐멘터리.

강대국의 조건이라는 부제의 이 다큐는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면서 ‘후발국가는 어떻게 나아가야 겠는가’ 를 묻고 있다.

중국, 북한, 한국에서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히트를 쳤는데 그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것 같아 재미있다. 

중국에서는 ‘15세기 이래 세계주요국가발전에 대한 역사적 고찰’ 집단학습을 진행하면서 대국굴기가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시청률이 60%의 비밀은 이 다큐를 통해 중국민족으로서의 끝없는 자부심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최근 북한 지식인들과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열풍인데, 북한 정치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김정은이 '나의 꿈이 실린 영화'라며 극찬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국 역시 열기가 뜨거운데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간부들이 DVD를 구입해 시청, 대입논술시험 준비를 염두해 둔 학부형들의 문의가 폭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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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의 진가를 발휘하는 작품.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다큐멘터리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

 

‘우리는 어떻게 강대국으로 나아갈 것인가’라는 시선을 가지고 각국의 다양한 사실정보와 역사를 매우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역사적 사건, 각 나라의 역동성, 흥망성쇠를 통한 국가 비전에 대한 고찰등 한 번에가질 수 있다. 이 작품은 확실히 수 십권의 책을 대신할 수 있고 몇 십억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영화를 대신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다만 대국굴기를 세계사 교양적 측면으로만 바라보려 한다면 편향적 혹은 일면적 정보만을 습득하게 될 확률이 높다. 강대국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치루었던 ‘큰 대가’에 대해서 정확히 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나?


작은 육지를 벗어나 최초의 바닷길을 열어낸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문상인으로 등장하며 바닷길을 장악하고 은행과 금융제도를 네덜란드

최초의 대헌장과 의회의 출현, 안정적 정치를 기반으로 일으킨 최초의 산업혁명_

산업혁명의 와트, 선진과학의 뉴턴, 경제이론의 애덤스미스로 대표되는 영국

자유평등 박애의 3대사상과 인권선언, 정치철학의 실험속에 사상문화를 전취한 프랑스

200년 이상 분열된 나라를 통일과 과학의 힘으로 최강국의 반열에 올려 세운 독일

100년간의 메이지 유신을 통한 아시아 최초의 현대화를 이룩한 일본

영웅을 사랑한 나라_

표트르 대제. 예카테리나 여제, 그리고 레닌과 스탈린에 의한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러시아

자본주의 대공황의 출구, 15년만에 세계2위의 자리를 차지한 소련

지식특허권과 서부개척으로 대표되는 아메리칸 드림_

가장 짧은 기간에 강대국이 되어 가장 긴 시간동안 강대국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국


다큐에 언급된 나라들은 수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기존의 질서체계를 뒤엎을 만한 과학, 경제, 정치등 새로운 질서체계를 내놓았다는 점

그 힘은 개방적 사고와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기분야의 선구자가 있었고

자국 국민들의 우수한 민족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면서 새로운 길을 걸었던 지도자가 존재했다는 것.

이후 존재의 유지를 위해 전쟁을 이용했고 쇠락의 길을 걸었다는 점이다.

 


강대국의 능력을 인정한다.

 

나는 강대국에 대한 피해의식과 비판의식이 상당한 편이다.

긴 식민지배를 받았던 민족의 후손으로서, 아시아 강대국인 러시아 중국 일본 사이에 살고있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강권이 폭력적으로 생각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_ 어느 면으로 봐도 그렇다.

그런 나에게 강대국은 폭력과 비상식으로 점철되어 있는 국가일 뿐이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남들이 한두마디로 폄하하거나 단정지을 수 없는 식민의 역사, 약탈의 역사가 있듯이 그들에게는 강대국으로 살아왔던 역사, 모든 것을 잃어버릴 만큼 몰락했던 역사, 그리고 다시 딛고 일어서려는 역사가 있다.

그들의 역사는 질서체계를 바꾸어 놓았고 세계를 이끌었으며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주었다.

이것은 후발국가 혹은 식민지 국가는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도전과 능력의 역사인 것이다.

 

나는 한국이 강대국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오히려 부정적이다. 하지만 정상국가로 가고자 하는 마음은 더 간절해진다. 역사와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그곳에 우리의 출발점이 있다.

 

덧.

50보100보인 우리의 행동이 삶의 질을 바꿔놓을수 없고

50보100보인 정치인이 국가를 새롭게 할 지도자가 될수 없으며

50보100보인 사고방식이 새로운 국가를 창조할 새로운 사상을 만들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