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 식/국내

인천보다 평양이 가까운 곳, 백령도

인천보다 평양이 가까운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 _2013. 10. 29~30

 

우리가 타게 될 '하모니 플라워', 백령도는 인천에서 배를 타고 4시간 정도 들어가야 한다.

그전에는 12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 백령도 주민들은 이 배가 생기고 눈물을 흘렸다는데..

단순히 시간이 단축된 것 뿐만 아니라 어쩌면 고립감이 조금은 덜어진 기분때문은 아니었을까?

배를 4시간동안 타는 건 생각만해도 조용하고, 심지어 약간 지겨운 일이겠다 싶었는데.. 정말 그랬다.

유람선을 타고 절경이라고 보여주는데

나는 사격할 수 있는 비밀공간만 보인다.

 

두무진으로 가는 길에는 뾰족한 방어막이 바다에 박혀있다. 마치 바다지뢰같은 느낌을 준다.

 

백령도는 청정지역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분단의 상징이기도 하다.

북위 37도의, 주민보다 군인이 더 많은 섬이다. 그리고 그것이 관광상품으로 되고 있다.

백령도 관광의 으뜸이라는 두무진에 도착하였다.

장군머리 같은 형상이라고 하여 두무진으로 불린다고도 하고, 러일전쟁때 일본의 병참기지가 생긴 후로 두무진으로 불리었다고도 한다. 최초의 이름은 두모진인 것만은 확실하다.

오랫동안 파도에 의해 이루어진 병풍같이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가지각색의 기암괴석이 솟아 있어 금강산의 만물상과 비견되어 서해의 해금강이라고도 불린다.

두무진의 형제바위

 

해는 매일 뜨고 지는데, 왜 꼭 여행을 와야만 석양을 보게 되는지..

 

 

다음 간 곳은 천안함 위령탑이다. 필수코스이자 저절로 묵념하게 되는곳

군인의 애국심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이들의 애국심을 누가 무시할수 있을까.

그런데 정부는 '천안함사건'의 원인도 교훈도 대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어린 군인들에게 목숨을 걸고 지키는 것이 애국심이라고 더 다그칠 뿐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가 이 젊은 장병들과 유가족들을 지켜줘야겠다. 우리의 애국심은 사람을 살리는 애국심이니까

동해의 최동단 독도보다 해가 반시간이나 늦게 뜨고, 인천보다 평양이 더 가까운 곳. 눈에 보이는 장산곶까지는 불과 14km이다.

이 곳 주민들은 6·25전쟁을 전후하여 황해도에서 이주해 왔는데 아직도 고향에 가지 못하고 있다.

손에 잡힐 듯한 장산곶을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 지금도 곡망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백령도와 그 앞바다는 우리의 고전 〈심청전〉의 실제 무대로도 알려져 있다.

통일부 인솔하에 다녀온 답사라 그런지 장소 명칭이 좀처럼 기억나지 않는다.

뭐든지 자기손으로 해야 남는게 있나보다.

10월 말이지만 따뜻한 느낌, 붉은 색의 힘인가 보다.

사곳해변, 여기도 천연기념물이다. 해슈욕장 뿐만 아니라 천연비행장이기 때문이다.

관광버스가 들어와도 바퀴자국이 남지 않아 신기했다. 해설 아저씨는 전 세계에서 이탈리아의 나폴리해안과 사곶해안 두 곳뿐이라고 했는데 자신이 이탈리아에 가보니 사곶해변이 훨씬 규모도 크고 길다고 자랑했다.

한국전쟁 인천상륙작전 당시 실제 비행장으로도 활용되고, 유엔군 작전 전초기지의 역할도 했다고 한다.

 

크고 작은 콩알모양의 둥근 자갈이 형형색색, 귀엽고 아름답다. 양쪽 끝의 규암절벽에서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부서진 바위조각들이 밀려왔다 빠져나갔다 하는 파도에 의해 둥글둥글 미인이 된 것이다.

천연기념물이라 돌멩이 하나도 소중한 곳, 세월의 위대함과 백령도의 독특함이 느껴진다.

막걸리 한잔 하고 살포시 누워본다. 눈부시고 조용하다.

해설 아저씨 말이 제주도 거제도 강화도 가볼데 다 가보고 마지막에 여행오는 섬이라고 하더라.

사람마다 여행이 주는 느낌이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조용함과 고립감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섬이었다.